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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예시장의 구조와 유통 2015-02-07

미국 공예시장의 구조와 유통 

공예는 실생활에서의 쓰임새를 전재로 출발하였다. 때문에 산업사회 이후 비로소 작품, 즉 미적 가치로서의 공예와 대량 생산된 산업제품과의 분화가 생겨났다고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아직도 일반 시장과 공예작품 시장과의 엄밀한 구분이 모호한 것도 사실이다. 이점은 일반인들과 친숙히 호흡할 수 있다는 공예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수공업적 생산방식으로써 현대화된 유통구조에 합류하기에는 많은 무리가 따른다. 한마디로 공예의 특성에 대한 세심한 배려 없이는 공예시장의 활성화와 이로 인한 윤택한 문화생활의 창출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미국 공예시장을 논하기 전에 몇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들이 있다. 그 첫째가 미국 사회에 있어 공예의 위상이다. 새로운 미디어의 출현에 따라 순수미술의 유형과 위상이 큰 폭으로 변화한 데 반해 공예는 실생활과 미술 전반을 통해 그 역할을 꾸준히 수행해 오고 있다. 또한 현대 사회가 정보화 사회로 이행됨에 따라 수작업에 의한 공예가 한층 더 친밀감 있게 부각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이는 산업사회 이후 미국의 공예작가와 수요의 꾸준한 증가로 미루어 보아도 쉽게 추측이 가능하다. 한편, 미국의 공예문화는 토착민인 인디언의 문화를 제외하고는, 교통 시설과 운송 수단이 발달하기 시작한 1차대전 이후에 발전하였다. 따라서 우리 나라에서처럼 자연 환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지방마다의 지역적인 특성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반면 미국은 다민족의 이민으로 구성된 나라이기 때문에 세계 각국으로부터의 영향을 흡수했으며, 바우하우스, 팝아트, 추상표현주의 등 현대미술의 추이가 미국 공예에 직·간접적으로 반영된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공예를 포함한 예술 전반이 외부의 문화를 적극 수용하였으며, 결과적으로 공예운동으로써 휴머니즘과 자연친화적 성향을 정착시키는 긍정적인 효과를 사회 전반에 파급시켰다고 볼 수 있다. 

인성 교육의 일환으로 자리잡은 미국의 공예교육 
다음으로는 미국 공예가 수용되는 공간과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우선 미국의 주택과 건물의 규모는 유럽이나 동양의 나라들에 비해 크다. 

때문에 그 큰공간을 채워 줄 문화적인 예술품의 수요가 많으며, 요구되는 작품의 크기 또한 클 수밖에 없다. 물론 공간의 개념과 활용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비효율성과 비경제성을 단점으로 지적할 수는 있겠지만 미국의 공예가들에게는 수요 창출이라는 좋은 결과를 만들어 주었다. 한편 미국은 우리가 짐작하는 것보다는 전국적으로 공예교육이 활성화되어 있다. 

이는 공예에 대한 국민 일반의 이해도와 선호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례로 도자기의 경우 초등학교에서도 미술 수업의 일환으로 도자기 수업이 이루어지며 심지어는 학교에 가마가 설치되어 어렸을 때부터 제작 과정 전체를 이해하게 된다. 중, 고등학교의 경우는 도자기 수업이 인성 교육의 일환으로 널리 행해진다. 

이를 위해 도자기를 전공한 교사가 따로 배치되어 있음은 물론이다. 또한 각 시에서 운영하는 문화 센터에서도 일반인들이 쉽게 선택하여 들을 수 있는 금속, 도자, 섬유 그리고 유리등의 공예 수업이 이루어진다. 이런 환경을 바탕으로 공예 인구의 저변 확대는 물론 많은 애호가들이 생겨난다. 따라서 공예시장이 활성화되고, 아울러 공예재료상들이 전문화, 기업화되어 전반적인 안정성을 획득하게 된다. 

공예협회(Craft Council)의 역할 
한가지 더 언급하고 싶은 것은 미국의 공예를 지원하는 구조가 튼튼하다는 점이다. 미국의 각 지방, 주, 연방 정부에는 공예의 활성화를 위한 공예협회(Craft Council)가 설치되어 있다. 

일종의 국가 산하 기관의 형태로서 주로 작가 지원, 신진작가의 발굴 및 육성, 공방 시설 지원, 공예 교육기관의 설치 및 운영, 마케팅 등의 사업을 한다. 이러한 협회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상업 활동과는 별개로 공예의 저변 확대를 위해 조직적이고도 실질적인 사업을 펼치고 있다. 

수요와 공급 구조안에는 세 개의 큰 축이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수요에 대한 공급은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 알아보자. 미국 공예시장은 대개 세 개의 큰 부류로 나누어질 수 있다. 페어(Art Fair, Craft Art Fair - 견본시장)개념의 시장과, 공예점(Craft Shop, Museum Shop)중심의 시장, 그리고 마지막으로 공예전문화랑(Gallery)을 들 수 있다. 첫째로 공예가에게 제일 중요시되는 시장은 페어이다. 페어는 흔히 견본 시장이라고 번역되는데 쉽게 말하자면 우리 나라의 전통적인 ‘장’과 유사한 개념이다. 

미국의 페어는 길거리에서 이루어지는 소규모에서부터 커다란 컨벤션센터 등에서 이루어지는 대규모의 것까지 그 종류와 규모가 매우 다양하다. 페어를 다시 나누면 크게 3가지 정도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지역, 지방을 주축으로 행해지는 페어(Regional Craft Fair), 둘째는 전국 규모의 대다수 인원이 참가하는 페어, 셋째는 화랑들이 주축이 된 대규모의 페어등으로 나눌 수 있다. 그 페어마다 참가하는 공예가들도 약 3가지부류로 나뉘어지는 성향을 띤다. 

1. 소규모의 지방페어 지역이나 지방을 주축으로 이뤄지는 페어는 대개 동이나 구 등 작은 단위의 시에서 이루어지는데 일반적으로 축제 등의 기간에 부속 행사의 일환으로 치러진다. 이런 페어에는 그다지 양질의 공예품이 선보이지는 않으나 저소득층이나 중간층들이 구입할 수 있는 저렴한 가격의 공예품들이 전시된다. 

이 페어에 참가하는 공예가들은 늦게 공예에 입문한 사람, 갓 학교를 졸업한 공예 작가, 본업은 따로 있고 취미로 공예를 하는 사람 등이 주된 구성원이다. 이런 페어는 대개 3일에서 5일정도 이루어지며 참가비는 저렴한 편이다. 미국의 페어는 그 규모의 크기와 상관없이 참여 작가를 심사하는 절차를 거치는데, 주로 슬라이드 심사가 이루어진다. 참가비가 적고 심사가 그다지 어렵지 않기 때문에 초보자나 저가의 작품만을 고집하는 공예가들에게 안성맞춤인 페어이다. 이러한 소규모의 지방페어는 작가가 수요자의 기호에 맞추어 작품을 제작하는 경향을 띤다고 할 수 있다. 

2. 미국공예가협회(America Craft Council)가 주관하는 페어 두 번째 분류인 큰 규모의 페어 중 대표적인 것으로 미국공예가협회(America Craft Council 이하 ACC)가 주관하는 페어가 있다. 

1943년에 발족한 미국공예가협회는 주된 사업으로 미국공예잡지(American Craft Magazine)의 발간, 뉴욕시의 공예박물관사업(American Craft Museum)과 공예전문도서관사업, 그리고 각 도시의 컨벤션센터에서 이루어지는 ACC 공예페어 사업을 관장한다. 이 ACC페어는 미국공예가협회가 주관하여 공예가들의 권익 옹호와 유통 질서의 확립 및 중재 조정의 역할을 해 오고 있다. ACC에서 하는 사업중엔 공예를 시작하는 사람들 중 젊은 작가를 뽑아서 후원금을 주는 사업, 비영리 단체로써 공예를 가르치는 기관에 대한 후원금사업, 공예가의 권익 사업 등이 있고, 공예가와 홀세일러(도매상) 사이의 불이익을 최소화하는 감독 기관의 역할도 한다. 일년 중 제일 큰 ACC페어인 볼티모아페어는 2001년의 경우, 전체 도매상들의 3일 수주 계약이 $21,100,000이며, 3일의 소매판매(일반인을 상대로한 직접 판매)는 $6,600,000이다. 

한편, 도매상(공예점 및 화랑)들의 참가 수는 6,400명이고 참여 작가의 수는 모두 725명이었다. 이밖에 ACC에서 주관하는 페어는 총 8군데로 Baltimore, Atlanta, St. Paul, Chicago, San Francisco, Sarasota, Charlotte에서 년간 1회씩 개최된다.) 

*www.craftcouncil.org (shows & markets/application booklet 참고) ACC 페어는 전국적으로 모이는 공예가(직업적으로 공예를 제작해서 생활하는 사람들)들의 페어이기에 참가를 희망하는 작가들의 숫자가 무척 많다. 그렇기 때문에 경쟁 또한 만만치 않아 20:1 내지 30:1의 경쟁률을 보인다.

ACC페어에 많은 공예가들이 참가하려는 이유는 이 페어가 일반 대중을 위한 시장이기보다는 전국적으로 공예품을 취급하는 공예점을 상대로 하는 페어이기 때문이다. 대개 공예가들은 1년에서 2년 동안의 수주를 따내며, 최소 매매 체결의 단위는 dozen개념(12개)이기에 12, 24, 36등 12배수로만 주문을 받는다. 이러한 큰 규모의 페어에 2~3회 정도 참가하면 작가에게 필요한 일년간의 생활비, 공방비가 확보되므로 많은 페어에 참가할 필요가 없고 생활이 안정적이다. 

6일 동안 열리는 ACC페어는 처음 3일 동안은 공예점이나 화랑운영자 등의 도매상에게만 공개되며 나머지 3일은 일반인들에게도 개장이 된다. 이 페어에 참가하는 공예가들의 장르는 도자기, 의상, 섬유, 유리, 보석 장신구, 가죽, 금속, 목공예, 그외 혼합매체 등이다. 대개 매매 체결 후 약속한 날짜에 물건이 운반되고 공예점 주인들은 한달 이내로 작품의 매매와 상관없이 소매작품 가격의 50%를 작가에게 송금해야 한다. 이런 큰 규모의 페어에서는 남다른 색깔과 특성을 갖춘 작품이 선호되며 참가자들은 소비자의 기호를 선도하는 의무감을 지닌다. 

3. Art Expo와 Craft Fair의 성격을 결합한 페어 세 번째는 화랑들이 주축이 된 대규모의 페어인데 최근에는 Art Expo와 Craft Fair의 성격을 결합한 페어가 등장하였다. 이런 예의 대표적인 것이 SOFA Expo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