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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얼리 이야기

진주목걸이-이성재칼럼 2015-02-06



전 청와대 정책실장인 변모씨는 가짜 예일대 박사 신모씨에게 진주 목걸이를 선물 하였다고 해서 신문마다 가십난에 오르내렸다. 
물론 필자는 변모씨와 신모씨의 사랑 놀음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그저 사랑스럽고 이쁜 그녀(?)를 위해서 진주 목걸이를 선물했다고 하니 장관까지 지낸 사람이 설마 핵진주 같은 가짜 목걸이를 선물이랍시고 했을 리는 없을 것이고 검찰 발표로는 품질보증서며 금은방에서 발행하는 금전등록기의 매출 전표까지 있다니 진짜 진주가 확실할 것이다
아무튼 문득 생각나는 두 가지 유명한 단편 소설 속의 진주와 목걸이에 관한 단상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영국의 서머셋 모옴이 쓴‘만물박사’라는 소설에 이 진주 목걸이가 등장 한다. 
별명이 만물박사인 켈라다는 선상 여행 중 이었는데 그 배에 탄 모든 사람들에게 경멸을 당한 정도로 이 사람의 행동은 비신사적이어서 호감을 얻지 못하고 있었다. 

이 배에는 일본 주재 미국 영사관 직원인 램지씨와 외국 생활로 떨어져 지낸지 일년 만에 만나 여행길에 오른, 수수하고 얌전한 요조숙녀인 램지 부인등이 승선하고 있었다. 만물박사가 이들과 환담 중 램지 부인이 착용한 진주 목걸이로 화제가 옮아갔다.

수다스럽고 푼수스러운 만물박사 켈라다는 이 대화에 당연히 끼어든다. 그는 부인의 진주가 최하 일만 오천불 이상의 진품이라고 감정하고 100달러를 걸고 내기 한다. 

램지씨는 부인으로부터 백화점 악세사리 점포에서 산 18달러짜리 모조진주라고 들은 바 있었으므로 흔쾌히 내기에 응한다. 그러나 그 진주목걸이는 램지부인의 애인이 사준 진품이어서 정작 난처한 입장에 빠져든 사람은 램지 부인이다. 이때 애원에 찬 램지 부인의 눈빛을 보고 켈라다는 감정이 잘못됐음을 두말없이 시인하고 서슴없이 램지씨에게 백 달러를 건네준다. 

다음날 새벽 캘라다씨의 선실 문틈으로 100달러와 함께 감사편지가 들어온다. 이 비호감의 잘난체 잘하는 사나이 켈라다에게도 이런 인간미 있는 진솔함이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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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작가 모파상의 단편 소설에도 목걸이가 나온다. ‘목걸이’란 제목의 소설에 등장하는 로와젤은 요즘말로 공주병에 걸린 부인이다. 
어느 날 남편이 문부대신의 파티 초대장을 들고 신이 나게 로와젤에게 오지만 부인은 오히려 짜증을 낸다. 

파티복이 없는 신세를 탓하며 남편에게 폭백을 퍼 붓는다. 결국 남편은 엽총을 사려던 400프랑으로 파티복을 사 입힌다. 파티 날이 다가오자 로와젤은 친구에게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빌려 화려한 모습으로 파티에 참석한다. 

그녀의 우아한 모습과 화려한 드레스, 번쩍이는 목걸이는 좌중을 휘어잡고 숱한 남성들의 댄스 파트너로서 흡족한 파티를 즐기고 귀가한다. 그러나 집에 돌아와서 목걸이가 분실 됐음을 알고 그녀는 나락으로 떨어지기 시작한다.

결국 로와젤은 부모의 유산을 처분하고 여기저기서 빌린 돈 3만 6천 프랑을 주고 같은 모양의 목걸이를 사서 친구에게 무사히 돌려준다. 
로와젤은 이 돈을 갚는데 꼬박 10년이 걸린다. 그렇게 고단한 삶을 살던 어느 날 목걸이를 빌려줬던 친구를 우연히 만나 사실을 말해준다. 

이 말을 들은 친구는 “어쩜 좋아 그 목걸이는 500프랑짜리 가짜였어. 너무 오랜 된 거라 나중에 그냥 버렸지”라고 하는 것이었다. 아름답고, 젊고, 허영심 많던 그녀를 앗아가 버린 10년. 그녀에게 남긴 것이라고는 고생스런 10년의 흔적인 거칠고 투박하며 늙어빠진 아낙네의 몰골이었던 것이다. 

이상한 우연이지만 변모씨는 써머셋 모옴의 이름을 딴 써머셋 패리스란 호텔에서 묵고 있었다니 이런 아이러니가 또 있을까?


*출처-주얼리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