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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얼리 이야기

주얼리디자인의 새로운 지평, 아르누보 2015-02-06

보석보다 비싼 유리가 있다?  이 말을 듣는 많은 사람들은 ‘설마’라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릴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리를 값비싼 보석을 대용하는 모조품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석의 역사를 돌아보면 유리는 주로 보석의 대용품으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19C말~20C초, 주얼리의 재료로써 유리의 새로운 반격이 시작되었으니 바로 아르누보라는 새로운 예술양식에 의해서였다.

아르누보(Art Nouveau)는 불어로써 영어로는 New Art, 즉 새로운 예술이라는 뜻이다. 파리에서 아르누보 움직임은 1890년대 초부터 시작되었다. 이 양식에 아르누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파리의 전위적 갤러리였던 라 메종 드 라르 누보(La Maison de l'Art Nouveau)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술의 도시, 파리에 가면 길거리에서 아르누보 작품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그림 1>과 같이 지하철 입구에 있는 금속 구조물이 바로 그것! 아르누보 양식의 가장 큰 특징은 <그림 2>의 벨기에의 한 호텔 인테리어에서 볼 수 있듯 구불거리는 곡선이다.

그림1

그림2

그림3

그림4

그림5

그림6



아르누보라는 거대한 시대적 조류는 건축과 회화, 조각, 의상 등 예술 전반에 파격적인 숨결을 불어 넣었고 주얼리에도 역시 <그림 3>처럼 유기적인 곡선미로 구현되었다. 모든 것이 풍부했던 벨 에뽀끄라는 아름다운 시대에 까르띠에와 같은 전통적인 보석상에서는 18세기 로코코 양식의 영향을 받아 다이아몬드와 진주, 백금으로 뒤덮인 화려한 주얼리에 주력하고 있었던 것에 반해 한편에서는 귀보석을 멀리한 아르누보 주얼리 작가들이 있었다. 

이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된 것은 자연이었으며 그들만의 상상력과 창조력을 바탕으로 자연과의 영감을 교류하고자 했다. 이러한 그들에게 재료는 2차적인 것이었으며 자신의 창의성이 고가의 반짝이는 귀보석으로 압도되지 않기를 바랬다. 중요한 것은 재료의 재화적 가치가 아닌 디자인 자체의 예술적 가치와 창의성이었던 것이다. 바로 이 점에서 아르누보 주얼리는 보석의 재화적 가치를 중시했던 전통적인 주얼리 디자인에서 벗어나 주얼리 디자인의 새로운 지평을 연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아르누보 주얼리 작가들은 오팔이나 문스톤, 토파즈, 칼세도니와 같은 준보석이나 상아, 뿔, 거북이 등껍질과 같은 희귀하고 이국적인 소재를 주로 사용했다. 또한 <그림 4>의 쁠리까주르(plique-a-jour)와 같이 뒷면을 받치고 있는 금속판이 없는 고난이도의 에나멜 기법도 애용했다. 
프랑스의 르네 랄릭(Rene Lalique, 1860-1945)은 아르누보 주얼리의 거장으로써<그림 5> 그에 의해 아르누보 주얼리는 예술적 정점에 다다를 수 있었다. <그림 6>은 그의 대표작 키스(Kiss)로써 유리 패널과 은만으로 숨학힐 정도의 아름다운 장면을 묘사했다. 

오늘날 경매장마다 아르누보의 걸작들을 손에 넣기 위해 벌어지는 치열한 각축과 치솟는 가격은 아르누보가 100년 전에 끝나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재화적 가치가 거의 없는 재료들을 사용했지만 몇 백 개의 다이아몬드로 뒤덮인 주얼리보다 높은 가격을 호가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 아르누보 주얼리의 현주소이다.


*출처-주얼리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