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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얼리 이야기

<영화 속 주얼리>- 피터 웨버 감독, 영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2015-02-06



피터 웨버 감독, 영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2003

 영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17세기 네덜란드의 작은 도시 델프트를 무대로 한다. 도시를 가로지르는 운하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복잡다양한 사람들의 삶의 모습. 복잡한 시장, 골목골목을, 두건을 쓴 채 바쁘게 오가는 한 소녀가 있다. 어려워진 가정 형편을 돕기 위해 그리트(스칼렛 요한슨)는 한 화가의 집 하녀로 들어가게 된다. 그녀가 맡은 일은 바로 집주인인 화가의 화실을 청소하되, 그 어느 물건도 위치를 옮기거나 손댄 흔적이 있게 보여서는 안 된다는 까다로운 명령을 하달 받는다. 

세상에서 아직 인정받지 못하고 후견인의 눈치를 보며 그림을 그려야 하는 가난한 화가 베르메르(콜린 퍼스). 그리고 탐욕스러운 그의 아내와 6명의 아이들 속에서 그리트의 힘겨운 일상이 시작된다.
 
주인과 하녀로서 처음 대면하는 베르메르와 그리트. 작업실에 들어선 그녀가 보이는 호기심을 눈치챈 베르메르는 그리트 안에 내재돼 있는 미술에 대한 열정과 빛에 대한 열망을 발견하고, 마치 제자를 키우듯 그녀에게 빛과 색에 대해, 물감을 만드는 법까지 가르쳐주며 열정을 보인다. 두 사람은 점점 호감을 갖게 되지만, 두 사람 모두 의식적으로 감정을 절제하고 회피하려 하는데... 애틋한 그들의 눈빛은 잔잔한 영화의 흐름과 함께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들 뿐.

아내의 질투가 서서히 고개를 드는 가운데, 베르메르는 후원자를 만족시켜주기 위한 그림을 그린다는 명목으로 그리트를 모델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서로의 눈을 응시하며 작업은 시작되고. 어두운 배경에 한줄기 빛이 그리트의 얼굴을 화사하게 비추는데, 마지막으로 베르메르는 부인의 진주 귀걸이를 하나 몰래 가지고 나와서 직접 귀를 뚫고 걸어준다. 그리고 진주에서 반사된 한줄기 영롱한 빛은 그리트의 볼을 환히 비춰준다.

소설가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의 모티브는 한 장의 그림에서 시작된다. 네덜란드의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명작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라는 한 장의 그림을, 역사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풀어낸 이야기.  
 

이 소녀가 누구이며, 어떻게 모델이 되었으며 왜 진주 귀걸이를 했는지, 그림의 제목이 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소녀의 알 듯 모를 듯한 표정만큼 그림의 분위기는 많은 의문을 던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전히 우리의 감동을 위해서라도 그런 애틋한 이야기가 정말 있었기를 바라는 마음만은 부인할 수 없다.

진주는 조개 안에 침투한 이물질을 조개 내부에서 나오는 액으로 감싸고 감싸서 탄생된다. 어찌보면 고통을 승화한 아름다움의 결정체라 볼 수 있다. 베르메르와 그리트는 서로를 만나는 순간부터 그들 안에 하나의 갑작스런 감정의 이물질이 침투한 듯 힘겨우면서도, 그것을 뱉어내지 않고 절제된 순수한 감정으로 감싸고 승화시킨 것은 아닐지.

실제로 요하네스 베르메르라는 실존의 화가는 불과 40여점의 작품을 남겼을 뿐, 일찍 그 생을 마감했다. 영화처럼 화가의 삶은 가난과 무명으로 인해 고통을 감내해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19세기 중반이 되어 인정받기 시작한 그의 작품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지금, 네덜란드가 램브란트의 작품보다 더 소중히 여기는 국보가 되었다. 그의 이 작품은 마치 귀한 천연 진주처럼, 오랜 세월 시간의 껍질 속에 숨어있다가 우리 앞에 찬란히 나타난 또 하나의 보석으로 그 가치를 말해주고 있다.


*출처-주얼리타임즈